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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제주 동문시장 근처 박물관이 된 호텔, 빈티지 가성비 대동호텔

by 바이뷔 202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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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문시장 앞 산지천가의 대동호텔은 그동안 다녀온 호텔 중 가장 인상적이고, 이색적이고, 힙한 곳이다. 1970년 오픈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채 아름다운 유산이 되어가고 있다.  

 

글, 사진: 바이뷔 

 

대동호텔에서의 하룻밤은 마치 박물관 한 곳을 경험한 느낌이었다. 단순히 동문시장 앞 가성비 호텔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픈 당시 공을 들여 건축하고, 내부를 장식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지금 봐도 아름답고, 기품이 느껴진다. 

 

 

대동호텔의 위치와 구성 

 

대동호텔은 제주 원도심 동문시장 앞에 있다. 탐라문화광장 옆으로 작은 샛길이 있고 이 길 안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정문을 통해 들어가는 본관이 골목 쪽으로 있다면 옆으로 이어진 별관은 산지천 쪽으로 입구가 나 있다. 

1970년에 오픈하여 아드님이 2대째 운영하고 있으며 1층 갤러리는 큐레이터인 따님이 운영하는 갤러리가 있다. 내가 갔을 때는 보지 못했지만 지금도 1대 사장님인 아버님이 가끔 나와 계신다고 한다. 

 

 

대동호텔은 1970년 대동여관으로 처음 오픈했고, 그때의 모습은 위와 같다. 앞에 있는 모형을 보면 뒷편으로 연결된 라운드형 건물이 별관이다. 

 

 

1층에는 예전에 바(bar)로 사용되던 라운지 공간이 있다. 지금은 주류나 식음료를 팔지는 않고, 투숙객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짙은 마호가니 가구와 베이지색 패브릭 소파가 클래식하다. 오픈 당시 소파의 천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자문을 받아 제작한 가구들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1970년대에 이렇게 밝은 색 가구는 보기 드문 호사다. 이곳은 당시 예술가, 문인 들이 자주 출몰하던 곳이라고 한다. 

 

 

 

식음료는 판매하지 않지만 토스터기, 전기오븐, 전기주전자 등이 있어서 투숙객은 알아서 집기를 사용할 수 있다. 검정색 발뮤다 제품들인데 이곳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여기서 맛있는 커피를 판다면 좋을 것 같은데... 일본 사가 여행에서 발견한 2대 째 운영하는 브루잉 커피전문점이 생각났다. 요즘은 일부러 옛날 것처럼 보이려고 인테리어를 하는데 여긴 그냥 옛날 거잖아. 너무 예쁜데... 이 호텔이 소문이 나야 그것도 가능하겠지. 

별관에도 레스토랑 공간이 있다. 그곳은 아마도 조식을 하던 곳이거나 커피숍 이었던 것 같다. 그곳 역시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대동호텔 온돌방 리뷰 

 

대동호텔은 온돌방과 침대방이 있고 가격은 대략 위와 같다. 나는 이왕이면 제대로 빈티지 하게 온돌방을 예약 했다. 투숙 전 내가 가진 정보는 청소 상태가 엄청 좋다는 말이었다. 오래되고 낡은 호텔을 아름답게 유지하는 비법은 역시 청소인 듯. 

 

 

방에 들어서는 순간 감탄이 나왔다. 와! 정말 옛날 것 그대로, 일본 드라마 시리즈 [일본 낡은 숙소 기행] 이 생각났다. 료칸 같기도 하고... 

그냥 보기만 해도 왠지 방이 뜨뜻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커다란 거울이 달린 화장대에는 전등이나 보일러를 컨트롤 하는 버튼이 있는데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골동품이다. 콘트롤은 옆에 있는 버튼으로 할 수 있다. 전화기, 냉장고 등 집기도 옛날 것 그대로다.

 

 

냉장고 냉동실이 깨끗하다. 청소를 잘 하지 않는 호텔은 냉장고에 성애가 잔뜩 끼어 있기도 하고, 낡은 시설에 기대어 청소상태가 조금 부족한 경우도 있는데 여긴 소문 그대로 깨끗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벽에 나와 있는 콘센트가 부족했는지 따로 콘센트를 내어 만든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와이파이 물론 있고, 비번도 있다. 

 

 

 

화장실도 깨끗했다. 특히 욕조가 반짝반짝 깔끔했다. 음.. 이건 영상으로 보면 확실히 볼 수 있다. 

https://youtu.be/rz2iUDPAvLQ?si=d3gM_AbTxDAE23wP

 

 

 

오랜만에 보일러 들어오는 따뜻한 방에서 푹 잘 쉬었다. 욕조에서 반신욕도 하고, 빳빳하게 세탁하고 다린 침구도 기분 좋았다. 

오픈 당시 명소 였을 듯한 대동호텔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골목 안에 숨은 오래된 호텔이 되었다. 50년이 넘는 건물과 물건을 이렇게 소중히 간직하고 유지하고 경영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새로운 집기로 하나씩 바꿔 가기 시작했다면 뭔가 어설프고 어울리지 않는 낡은 여관으로 몰락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은 '지켜낸' 느낌이 들었다. 쓸고 닦는 청소의 위대함도 느꼈다. 하룻밤 호텔 박물관을 체험한 기분이다. 

 

 

제주 제주시 관덕로15길 6

064-723-2600

체크인 15:00 / 체크아웃 11:00 

 

 

 

직접 투숙, 내돈내산 후기 입니다.

글, 사진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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